EU“우리 비글號는 어디있나”…美 화성착륙 성공에 착잡

  • 입력 2004년 1월 5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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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 로봇 ‘스피릿’이 화성표면에 안착한 4일 유럽 과학자들의 표정은 무거웠다.

지난해 12월 25일 화성 적도의 북쪽 지점에 내려앉아 탐사작업을 벌일 예정이던 유럽의 화성착륙선 ‘비글2호’의 소재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의 화성탐사 작업을 주관하는 유럽우주국(ESA)의 과학자들은 교신두절 이후 NASA의 화성탐사선 ‘마스 오디세이’의 도움까지 빌려 교신을 시도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이 때문에 유럽 과학자들은 대서양 양안 사이의 우주개발 격차를 더욱 벌려 놓은 미국의 이번 쾌거를 겉으로는 축하하면서도 내심으론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유럽 화성탐사 계획의 선임 과학자 콜린 필링거 박사는 “화성의 타원궤도를 돌고 있는, 비글2호의 모선 ‘마스 익스프레스’가 7∼10일 4차례 표면에 근접할 수 있는 최저궤도에서 비글2호 착륙지점 위를 지나가게 된다”며 “이때 비글2호의 신호를 잡아낼 가능성이 있다”고 한 가닥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한편 스피릿은 활동에 필요한 태양 에너지를 모으면서 시스템 전원을 끄고 휴면 상태로 보내다 이르면 5일 오전부터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바퀴 6개가 장착된 스피릿이 착륙 기기를 완전히 편 채 화성을 돌아다니기까지는 9∼10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과학자들은 스피릿의 측면에 보이는 검은 물체가 진로를 방해할 수 있는 바위 덩어리인지를 분석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또 스피릿과 역사적인 첫 교신을 할 때 비틀스의 ‘굿모닝, 굿모닝’을 틀 계획이라고 전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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