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보이지 않는 敵 어떻게 잡나”

입력 2003-12-03 18:55수정 2009-09-2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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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저항세력 색출작전에 나선 미군이 정보전에서 밀리고 있다. 저항세력은 미군 및 다국적군의 행선지를 훤히 꿰뚫고 매복공격에 나서고 있지만 미군 지휘부는 막연한 추론만 앞세울 뿐 저항군의 정체조차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미 군정은 그동안 주저했던 이라크 민병대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검은 옷’에만 매달리는 미군=미군은 지난달부터 ‘아이언 해머(Iron Hammer)’ 등 대대적인 저항세력 색출작전을 벌이고 있다. 작전 정보는 이라크 정보원들로부터 사들이거나, 포로의 진술, 이라크 경찰의 첩보가 대부분.

그러나 포로 대부분이 하급 전투원이고, 용병들도 전과자들이 적지 않아 고급 정보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 현지 정보원들의 첩보도 신뢰도가 떨어진다. 예를 들어 지난달 30일 사마라 전투 직후 미군측은 “검은 제복을 입은 페다인 민병대원이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사마라 주민들이 미군 발표에 대해 “그럼 ‘검은 옷을 입은 우리도 민병대원이냐’며 비웃고 있다”고 전했다.

▽안개 속 저항군 실체=미군은 저항세력을 ‘추종세력(loyalists)’ 또는 ‘비행세력(dead-ender)’으로 막연히 분류하고 있다. 이들이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군이나 바트당의 유력자인지, 알 카에다와 연계가 있는지, 토착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인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사마라 전투에서 맞닥뜨린 저항세력에 대해서도 미군 내 평가가 엇갈릴 정도. 현장 지휘관들은 저항세력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고 밝혔지만 바그다드 미군 지휘부는 “전차와 장갑차에 소총사격 등 소화기 공격으로 일관해 전술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것 같다”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미군은 2일 북부 키르쿠크 인근에서 후세인 정권 시절 2인자인 이자트 이브라힘 알 두리 체포작전을 전개했으나 알 두리가 저항세력을 이끌고 있다는 단서도 아직 없다.

▽사설 민병대로 테러 격퇴=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2일 “미 군정이 이라크국민회의 쿠르드민주당 등 이라크 내 5개 정파가 참여하는 750∼850명 수준의 민병대를 창설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민병대는 바그다드 일대에서 이라크 민방위군의 통제를 받으며 연합군의 간접 지휘를 받아 색출작전에 투입될 계획이다.

당초 미 행정부는 민병대가 이라크 신정권이 수립된 뒤 정치적 반대파를 압박 숙청하는 무력기반이 될 것을 우려해 설립 자체를 반대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미 군정과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가 내년 상반기 주권이양에 합의하면서 민병대의 정보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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