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비리 스캔들’로 추락 위기…"검은거래 의혹 조사"

입력 2003-12-03 18:55수정 2009-09-2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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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이 벼랑 끝에 섰다. 9·11테러 이후 항공수요가 뚝 떨어진 상황에서 경쟁업체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데다 군수비리 스캔들에까지 휩싸였기 때문이다.

2일 미국 국방부는 보잉과 체결했던 18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767 공중급유기 임대 및 구매 계약의 집행을 보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계약에 대해 국방부 내부 감사를 벌일 것”이라며 “조사가 끝날 때까지 계약은 일단 중지된다”고 밝혔다. 상원 군사위원회의 존 워너 의원은 “국방부 감사 결과에 대해 의회가 검토하겠다”고 밝혀 감사가 조기에 종결되기는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보잉은 지난해 초 미 공군의 공중급유기 입찰에서 당시 조달담당 부차관보였던 달린 드루연으로부터 경쟁사인 에어버스의 입찰 가격 정보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보잉이 계약을 따낸 직후 드루연씨는 보잉의 부사장으로 영입됐으나 의회가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커지자 보잉은 지난달 말 드루연씨와 그를 영입한 마이클 시어스 최고재무경영자(CFO)를 사내 채용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해임했다. 1일에는 필 콘디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가 사임했으나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보잉의 민간 항공기 판매 대수는 1999년 620대에서 올해 275대(예상)로 급감했다. 에어버스도 9·11 이후 어려움에 처했지만 A330에 이어 새 모델 A380도 호평을 받으면서 보잉의 747기종의 수요를 떨어뜨렸다. 보잉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해 항공기 판매 1위 자리를 에어버스에 내줄 처지다.

외신들은 “최근의 비리 스캔들은 보잉이 군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국방부와의 계약에 무리수를 두었기 때문에 터졌다”고 분석했다.

보잉은 98년 공군이 발주한 위성발사용 로켓 입찰에서 경쟁사인 록히드 마틴의 전 직원을 고용해 정보를 빼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군은 올해 7월 이 계약을 철회하고 록히드 마틴과 재계약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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