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방송 ‘야당 죽이기’ 논란…공산당 “푸틴 배후조종”

  • 입력 2003년 11월 28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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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7일 러시아 총선을 앞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사진)이 관영방송을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야당인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는 27일 “3대 전국 방송이 교묘하게 야당을 깎아내리고 사실상의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에만 유리한 보도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지 않다. 주가노프 당수는 또 “(부정선거 항의 시위로 시작된) 그루지야 사태가 (러시아에서) 재현될 수도 있다”고 푸틴 대통령에게 경고했다.

크렘린의 주도로 총선을 대비해 결성된 통합러시아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30% 안팎의 지지율을 얻어 공산당을 큰 차로 앞서나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당원이 아니지만 전당대회에 참석해 “내가 주도하는 개혁정책 성공을 위해서는 총선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고 격려하는 등 통합러시아당에 대한 공공연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1995년과 99년 총선에서 연거푸 승리했던 공산당은 대통령의 불법 선거개입과 방송의 불공정 보도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고전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러시아의 3대 전국방송은 푸틴 대통령 집권 후 모두 정부의 영향력 아래 들어갔다. 푸틴 정권은 공영 ORT방송의 민간 지분을 없애고 유일한 민영 전국방송이었던 NTV의 경영권도 국영가스공사로 넘겼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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