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아 1만5000명 "대통령 퇴진"

  • 입력 2003년 11월 15일 02시 18분


그루지야에서 총선 무효 및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엿새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1만5000명의 대규모 시위대가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그루지야 대통령(75)의 퇴진을 요구하며 국회의사당부터 대통령궁까지 행진을 벌였다.

대통령 퇴진운동을 주도해 온 국민행동당 미하일 샤카쉬빌리 당수는 이날 시위에 앞서 500만 그루지야 국민 전원이 국회의사당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야당은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에 대한 신임투표 성격을 띤 2일 총선에서 부정 의혹이 제기되자 시위를 주도했다. 13일에는 100만명 서명운동에 돌입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은 14일 “현 상황이 내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국영 TV에 출연, “내가 그루지야의 합법적 대통령으로 있는 한 국민 분열이나 내전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군대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모든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시위대 해산에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사임 요구에 대해 “때가 되면 스스로 물러나겠지만 지금 같은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사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는 장갑차를 동원한 군병력이 출동,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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