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美-이라크 3차전쟁 시작됐다”

  • 입력 2003년 11월 3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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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에서 최대 미군 희생자(16명 사망, 20명 부상)를 낸 팔루자 헬기 피격사건에 대해 미 언론은 “미국이 제3차 이라크전쟁에 돌입했다”고 표현하며 경악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정치권으로부터 집중적인 포화를 받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지만 “이라크 내 테러범들과 끝까지 싸워 승리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게릴라전 양상의 테러를 저지르는 이라크 저항세력은 실체조차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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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이라크전쟁’=뉴욕 타임스는 3일자 칼럼에서 “부시 대통령이 5월 1일 이라크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한 지 6개월 만에 미국은 ‘제3차 이라크전쟁’에 들어갔다”고 단언했다.

1차 이라크전쟁(1991년)에서 미군은 100시간 만에 승리했고, 제2차 이라크전쟁은 1주일 만에 이겼지만 3차 전쟁에서는 이라크 저항세력이 미군 헬기 격추로 첫 승리를 거뒀다고 신문은 해석했다.

신문은 “미군 주도 연합군은 시아파가 지배하는 이라크 남부, 쿠르드족이 지배하는 북부에서 승리하고 있지만, 바그다드 주변 수니파가 득세하고 있는 이른바 ‘수니 삼각지대’에서는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 피버 전 미 국가안보회의(NSC) 위원은 “헬기 참사는 우리가 주도권을 잃은 것은 아닌지, 누가 이기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항세력은 미군을 공격하면 상금까지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미군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미군 관계자는 “탱크 700달러, 지프 차량 험비 200∼300달러, 헬기 1000달러 등 공격 대상에 따라 상금이 매겨져 있다”며 “이라크 주민들에게 이는 매우 큰 돈”이라고 말했다.

▽진화에 나선 미 지도부=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일 NBC, ABC, 폭스 TV에 잇따라 출연해 “이라크의 혼란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대테러 전쟁을 계속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폴 브레머 이라크 군정 최고행정관도 2일 “미국은 이라크 재건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며 결코 단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항세력의 실체는?=이라크 주둔 미군은 최근의 극단적 저항이 막다른 궁지에 몰린 사담 후세인 추종세력의 최후 발악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의 정보를 종합하면 저항세력의 실체가 하나의 지휘부를 갖춘 단일조직이라고 보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후세인 잔당 외에도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 및 안사르 알 이슬람,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잠입한 이슬람 전사들, 미국의 점령에 반발하는 새로운 저항세력 등 다양한 주체들이 미군을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이한 목적을 가진 다양한 단체들이 네트워크를 구성해 저항이 강력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분석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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