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나홀로“이라크전 이상無”…현실 동떨어진 大選메시지

  • 입력 2003년 10월 30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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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9일 텍사스주 댈러스시의 한 기독교 청소년교육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신앙 덕분에 알코올중독 등 나쁜 행실을 고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달 1일 켄터키와 미시시피주를 시작으로 선거유세에 나선다. -댈러스= AP 연합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9일 텍사스주 댈러스시의 한 기독교 청소년교육센터 개관식에 참석해 “신앙 덕분에 알코올중독 등 나쁜 행실을 고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부시 대통령은 다음달 1일 켄터키와 미시시피주를 시작으로 선거유세에 나선다. -댈러스<텍사스>= AP 연합
“세계가 나의 지도력 아래(under my lea-dership) 더 평화롭고 자유롭게 됐다.”

28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이다. 부시 대통령은 기자들이 “전후 이라크 재건에 대해 국민들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정책이) 논쟁의 대상이 되면 국민의 인내력에도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묻자 “아직 재선 선거운동을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적절한 시기에 (이라크 문제와 관련한) 나의 기록을 옹호하겠으며 그 시기를 고대하고 있다”면서 “선거운동을 벌이면서 세계가 나의 지도력 아래 더 평화롭고 더 자유로우며 미국은 더 안전하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에서 미군 사상자가 늘어나고 그것이 선거를 치르는 내년까지 이어진다고 해도 미국인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지 않는다”고 낙관했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와는 동떨어진 현실 인식이다.

29일엔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나서 “부시 행정부가 세계를 선과 악, 적과 동지로 이분하면서 세상이 더 혼란스러워졌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힐러리 의원은 이날 미국진보센터(CAP)가 주관한 회의에 참석해 “부시 행정부는 너무나 위험한 정권”이라면서 “9·11 테러와 이라크전 정보에 관한 부시 행정부의 비밀주의가 미국 민주주의의 토대까지 뒤흔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바그다드에서 국제적십자위원회와 경찰서 4곳이 동시테러를 당한 27일 “이라크에서 미국이 진전을 이루자 폭도들이 절망하고 있다”고 단정했다. 테러가 격화된 것은 이라크 현지사정이 나아졌다는 반증(反證)이라는 것이다. 이 발언 역시 민주당 및 언론으로부터 ‘현실감각이 한참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 미군의 인명피해가 늘자 5월 1일 종전 선언 당시 내걸었던 ‘임무는 완수됐다(mission accomplished)’는 플래카드까지 도마에 올랐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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