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살빼기 전쟁'…男 60-女 40% 과체중

  • 입력 2003년 10월 20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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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병사들이 신체검사에 통과하기 위해 살빼기 전쟁을 치르는 중이라고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가 최신호(27일자)에서 보도했다.

미군에 복무하려면 체중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무장하기에 적합한 체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 2001년까지는 체중과 체지방만 측정했으나 2002년부터는 보다 정교한 측정치인 신체충실지수(BMI)가 포함됐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미 육군 중 남성 60%와 여성 40%가 미 보건당국 기준으로 과체중인 BMI 25 이상이었다. 해군 중에는 남성 69%와 여성 46%가 이에 해당됐다.

신체검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체중조절 프로그램인 일명 ‘뚱뚱이 과정’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뚱뚱이 과정 대상자가 되는 순간 인사고과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따라서 이들의 다이어트 노력은 눈물겹다. 2001년 조사에 따르면 공군 여성의 13%, 해병대 여성의 28.6%가 다이어트 알약을 먹고 있다고 답했다.

남녀를 막론하고 설사약이나 이뇨제를 먹거나 일부러 토하는 경우도 있다. 미 육군 환경의학연구소의 칼 프레들 대령은 “이런 상황은 전투능력 향상에 도움이 안 된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뚱뚱이 과정을 통해서도 기준에 들지 못하면 군 복무를 그만둬야 한다. 지난해에만 1400여명이 체중 때문에 군복을 벗었다. 수중 음파탐지기 전문가로 해군에 복무하다 1997년 체중 과다로 ‘잘린’ 토머스 프라이어는 “난 훌륭한 항해사이고 전역할 뜻이 전혀 없었다”며 “BMI보다 내 능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방부가 보너스 반납을 요구하자 2600명의 전직 군인들과 함께 국방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낸 상태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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