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자로 가동 1년 연기”… IAEA총장 방문 핵사찰 압박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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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페르시아만 항구도시 부시르에 건설 중인 원자력발전소의 원자로 가동을 1년 연기하기로 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부시르 원자로는 2005년에야 가동된다.

이란이 부시르 원자로에서 나오는 우라늄을 농축한 뒤 핵무기 제조에 나설 것이라고 의심해온 미국 행정부는 “부시르 원전이 가동되지 않으면 핵무기에 전용할 저농축 우라늄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즉각 반색했다.

그러나 러시아 원자력부의 한 관리는 “많은 장비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원자로 가동을 연기했을 뿐”이라며 정치적 배경은 고려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그동안 미국은 이란에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해 주지 말라고 러시아에 요구해 왔다.

이란과 러시아의 부시르 원자로 가동 1년 연장 방침에도 불구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에 대한 핵사찰 압박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과 고위 관리들은 이번주 이란의 수도 테헤란을 방문해 “이달 말까지 핵무기 개발 의혹을 해명하라”는 최후통첩의 이행을 촉구하기로 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지금까지 이란은 자국의 핵 시설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정말 시간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란 반체제단체인 ‘이란 저항 전국위원회’는 이란의 비밀 핵시설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 단체는 그동안 이란 핵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시해 왔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은 이란의 몇몇 비밀 핵무기 제조시설의 위치를 확인했으며 필요하다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이 최근 보도한 바 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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