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2돌…美 국내외 논란 가열]“미국은 정말 몰랐나”

  • 입력 2003년 9월 7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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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정말 9·11테러를 사전에 몰랐나?’

9·11테러 2주년이 다가오면서 미국을 겨냥한 음모론이 난무하고 있다.

영국의 마이클 미처 전 환경장관은 6일 일간지 가디언 기고에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전쟁의 명분을 얻기 위해 테러를 방관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처 전 장관은 “납치된 여객기 4대가 세계무역센터 건물 등으로 돌진해 3000명 이상을 숨지게 한 당일 미국 방공망은 이상할 정도로 늦게 대응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런 대응은 미국 요원들이 테러 징후들을 몰랐거나 무시했기 때문”이라며 “누군가 그날 항공보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도록 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처 전 장관은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9·11테러 전부터 전쟁을 준비해왔으나 개전 명분이 없었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은 미국이 석유 공급권 장악을 통한 세계지배의 목표달성을 위해 내세운 거짓 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토니 블레어 총리 내각에서 6월까지 6년간 환경장관을 지냈다.

이에 대해 주영 미 대사관 관계자는 “3000여명이 죽을 때까지 미국 정부가 일부러 손을 놓고 있었다는 식의 주장은 황당하다”며 “믿을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엄청난 도발”이라고 흥분했다.

한편 미국 정부가 9·11테러의 진실을 은폐하고 있다고 믿는 작가와 대중운동가 등도 7일 독일 베를린에서 회의를 개최했다. 이들은 9·11테러 의혹에 대한 질문서를 작성, 미국 독일 정부와 유럽연합(EU)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연설한 신시아 매키니 전 미국 하원의원은 “뉴욕의 무고한 시민들이 사전경고도 받지 못한 채 희생당한 이유를 아느냐”며 부시 행정부를 공격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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