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비방디-美GE미디어 자회사 통합…초대형 미디어그룹 탄생

  • 입력 2003년 9월 3일 18시 17분


프랑스 최대 미디어그룹인 비방디 유니버설(VU)과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계열 NBC방송이 통합해 새로운 거대 미디어그룹을 탄생시키기로 잠정 합의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막대한 부채에 시달려온 비방디 그룹이 GE를 배타적인 매각협상 상대로 정하고 구체적인 통합방안을 다음달까지 확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공개된 잠정안에 따르면 비방디는 미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유니버설 스튜디오 및 위락시설과 TV방송국, 케이블TV방송 등을 신설 통합법인인 NBC유니버설(잠정명칭)에 내놓고 GE는 NBC방송을 비롯해 케이블TV인 MSNBC, CNBC, 브라보방송을 신설회사에 넘길 예정이다.

신설회사 지분은 GE측이 80%를 보유, 경영권을 장악하는 대신 비방디측에 앞으로 2년 동안 40억달러 상당의 GE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기로 했다. 비방디는 또 새 통합법인에 16억달러의 부채를 떠넘기기로 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거래를 “할리우드 자본의 유럽 공략에 맞서 미국 본토 미디어산업에 진출을 노렸던 프랑스의 꿈이 좌절된 반면 NBC는 미국 미디어업계의 강자로 부상할 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은 비방디의 소주주인 인터랙티브사와의 후속협상이 만만치 않은 데다 최종계약 체결에 성공하더라도 할리우드 문화를 프랑스 기업에 이식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두 회사 모두 케이블TV망을 중복 소유하고 있어 통합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년 동안 급속한 인수합병을 통해 세계적인 언론그룹으로 부상했던 비방디는 지난해 거액의 적자와 부채를 낸 뒤 경영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올해 말까지 70억유로(약 8조9000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팔아치우려 하고 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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