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3년 8월 31일 18시 0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알 카에다는 특히 이번 테러에 앞서 그동안 입장 차이가 컸던 사담 후세인 정권의 잔당들과 제휴한 것으로 알려져 이슬람 테러조직의 대미 지하드(성전·聖戰) 양상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 ▼관련기사▼ |
▽알 카에다와 연루된 용의자들=하이다르 메디 마타르 나자프 시장은 이번 테러와 관련해 이라크인 2명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팔레스타인 출신 등 1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이 모두 이슬람 원리주의인 와하비즘 신봉자이면서 알 카에다와 연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은 이라크전쟁 후 쿠웨이트 시리아 요르단에서 입국했으며 일부는 이미 범행을 시인했다고 나자프 시장은 덧붙였다.
이번 테러에 쓰인 폭탄은 지난달 19일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테러에 쓰인 폭탄과 같은 성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조직간 연계=숨진 하킴이 의장을 맡아온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회의(SCIRI) 런던 지부 대표 하미드 알 바야티는 이번 테러가 후세인 잔당과 알 카에다의 공모에 의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지난달 7일 발생한 바그다드 주재 요르단대사관 테러도 이들이 저질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 카에다는 이슬람 원리주의에 바탕을 뒀기 때문에 세속적 이슬람에 뿌리를 둔 후세인 정권과 입장 차이를 보였으나 대미 항전이라는 공동 목표 아래 전술적으로 제휴했다는 분석이다.
숨진 하킴은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에 유화적인 입장을 보여 왔다.
▽빈 라덴의 재등장=알 카에다 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은 4월 아프가니스탄의 은거지에서 최측근인 사이프 알 아델을 이라크 작전 수행 책임자로 지명했다고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옛 탈레반 정권의 외무차관을 지낸 한 인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빈 라덴은 4월 후세인 정권이 붕괴하자 탈레반 최고지도부 3명과 여러 명의 알 카에다 책임자, 체첸과 우즈베키스탄의 급진 이슬람 지도자들을 은거지로 불러들였다. 이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알 카에다가 규합한 최고위급 회의였다는 것.
아델은 이후 수주 내에 이라크로 잠입해 테러조직들을 건설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탈레반 관리들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8월 초 ‘알 카에다 스타일의 전사들’이 이라크로 속속 입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아파의 대규모 추모 행렬=하킴을 추모하는 30만명 이상의 행렬이 31일 바그다드에서부터 행진을 시작했다. 이들은 시아파 성지인 카르발라를 거쳐 2일 하킴이 묻힐 나자프까지 180km를 걸어서 행진할 예정이다. 이들은 하킴의 영정이 실린 트럭을 뒤따르며 “살인자들에게 반드시 보복할 것”이라고 맹세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켄 폴락 연구원은 이번 테러가 후세인 잔당의 소행으로 밝혀진다면 후세인을 추종한 수니파와 시아파간에 내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