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임신하면 더 많이 먹는다

  • 입력 2003년 6월 6일 14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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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를 잉태한 경우 여아를 가진 임산부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식사를 하게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6일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보스턴 지역 임산부 244명을 표본으로 연구한 결과 남아를 잉태한 임산부는 여아를 가진 임산부에 비해 에너지섭취량이 평균 10%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특히 식물성 지방 섭취량은 15%, 동물성 지방 섭취량은 11%나 많았다.

연구팀은 남자 태아의 체내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고환에서 엄마에게 에너지 섭취량을 늘려달라고 자극을 보내는 특수한 화학물질이 분비되는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남아가 여아에 비해 평균 100g 가량 크게 태어난다는 점도 한 원인으로 꼽혔다. 태아가 크므로 산모가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는 것.

연구팀장인 디미트리오스 트리코포로스 교수는 "태아의 성별에 따라 일부러 식사량을 조절할 필요는 없다"며 "산모들은 다른 산모와 비교하지 말고 태아가 엄마에게 보내는 '자연의 신호'에 충실히 응답할 수 있는 균형된 에너지 섭취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캠브리지대학 의대 고든 스미스박사는 "산모의 영양 섭취가 부족할 때 여자 태아가 남자 태아에 비해 훨씬 잘 견뎌내고 적응한다"며 남자 아기를 가졌을때 영양섭취가 부족하면 더 큰 문제가 빚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스미스박사는 또 "태아의 성별에 산모의 식사량이 영향 받는다기 보다, 산모의 식습관이 태아의 성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측면이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즉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암컷은 수컷 새끼를 낳을 가능성이 높으며, 소화장애를 수반하는 장(腸)질환을 갖고 있는 여성이 딸을 낳는 확률이 높다는 것.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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