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보좌관 "美2사단 재배치 유보 합의"

  • 입력 2003년 5월 14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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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한강 이남 재배치 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주한 미 2사단을 당분간 현 위치에 유지시킨다는 데 합의하고 이를 15일 정상회담 직후에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방미 활동을 수행 중인 반기문(潘基文) 대통령외교보좌관은 14일(한국시간) 브리핑에서 “미 2사단 재배치 문제는 한반도의 제반 정치 경제적 상황을 예의주시해가면서 한미 양국간에 긴밀히 협의해 추진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반 보좌관은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미 2사단을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외교적 표현에 대해서는 의미를 잘 새겨보면 답이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해 사실상 양국간에 이 문제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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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도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 과정에서 미국 정부가 미 2사단 재배치 문제는 한국에 양보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보였다”며 “노 대통령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미 2사단의 이전은 곤란하다는 뜻을 밝힌 만큼 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문제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의 심리적 안전판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어 단순히 지금 주한미군이 이동하면 많은 혼란이 일어날 것이 우려된다”며 “성급한 것 같지만 낙관한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서울 용산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이전될 수 있도록 양국이 노력하기로 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5일 오전 7시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양국 정상은 총 4쪽 분량의 공동성명에서 △북핵 문제를 포함한 대북정책 문제 △한미동맹관계 △한미 경제협력 문제 등에 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양국 정상은 북핵 문제에 관해서는 북핵 불용과 평화적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방침을 정리하고 구체적인 해결 방안은 공동성명에 포함시키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지금은 3자회담을 중심으로 한 게임이 진행중인만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모든 카드를 다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밝힌 뒤 “북핵, 미사일문제를 비롯해 마약 밀수출 등은 따로 분리할 문제가 아니며, 북한의 불법행위를 포괄적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에는 한국 정부의 대북 평화번영정책에 대한 미국측의 지지의 뜻과 한미동맹 50주년을 맞아 미국이 그동안 한반도의 안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정상회담은 단독정상회담, 만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 공동성명 발표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단독회담에는 한국측에서 윤영관(尹永寬) 외교통상부 장관과 나종일(羅鍾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측에서는 앤드루 카드 대통령비서실장,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각각 배석한다.

노 대통령은 14일에는 도널드 에번스 미 상무장관, 로버트 졸릭 미 무역대표부 대표를 차례로 만나 미국 정부가 D램 반도체에 대해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다음달 최종 판정에서는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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