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때아닌 '팡쉬(風水) 바람'

  • 입력 2003년 5월 7일 16시 34분


6000만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을 믿는 프랑스에 풍수(風水) 바람이 불고 있다.

포털 사이트인 '야후 프랑스(www.yahoo.fr)'에 들어가 풍수를 뜻하는 '팡쉬(Feng Shui)'를 검색어로 치면 무려 2만7000여개의 관련 사이트가 뜬다. 프랑스의 대형서점이 프낙(FNAC)에는 '팡쉬' 관련 서적을 모아놓은 코너가 생겼을 정도.

프랑스에서는 전통적으로 교회 묘지나 도시 내의 공동묘지에 매장을 한다. 따라서 묏자리 풍수보다는 집이나 사무실의 위치 선택 및 구조 변경, 가구 배치 및 페인트 칠 등 '인테리어 풍수'가 주를 이룬다.

집안에 칠할 페인트 색의 장 단점을 다룬 풍수 사이트도 있다. 이를테면 "성장과 치유, 안정을 상징하는 초록색은 인체 각 기관의 균형을 잡아준다. 그러나 과도하게 쓰면 개인의 발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식이다.

TV에서는 '팡쉬' 특집이 방영되기도 한다. 팡쉬 프로그램에 출연한 파리의 한 카페 주인은 "팡쉬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문과 화장실의 위치를 바꿨더니 매출이 5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풍수 바람을 타고 홍콩에서 풍수 비법을 전수 받고 돌아왔다는 엘렌 베르베르 같은 전문가도 상한가를 치고 있다.

파리에서 인테리어 관련 일을 하는 한 교민 사업가는 "프랑스 가정이나 사무실에서도 가구 배치를 할 때 '기(氣)의 유통이 활발한 문 앞에는 각 진 가구를 놓으면 기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둥근 가구를 놓아야 한다'는 얘기를 쉽게 듣는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동양의 '젠(Zen·선(禪)' 사상이 도입과 함께 '젠 인테리어'가 유행하면서 풍수 사상도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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