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포트 주한미군사령관 "美軍 인계철선役 파산한 개념"

  • 입력 2003년 4월 21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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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러포트 주한미군 사령관(사진)이 20일 경기 의정부와 동두천에 주둔하고 있는 미 2사단의 인계철선(tripwire·북한의 대남 공격시 미국이 자동개입토록 하는 전략적 개념) 역할을 ‘파산한’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이날 밤 MBC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 “인계철선은 부정적인 용어이고 미 2사단 장병에게는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인계철선은 파산한 개념이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군사력은 우리 모두를 북한의 무기시스템, 특히 미사일의 사정(射程)에 두고 있다”면서 “따라서 병력을 한강 이북에 두고 이들을 인계철선이라고 부르는 것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미 양국간의 주한미군 재배치 협의는 한국의 반미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같은 방송에 출연한 토머스 허버드 주한 미국대사도 “인계철선 개념은 마치 미군이 공격받을 때까지 속수무책으로 기다리는 것처럼 비치므로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러포트 사령관이 주한미군의 인계철선 역할을 강경한 어조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 진행 중인 한미간의 주한미군 재배치 협상과 맞물려 주목된다.

그의 발언은 고건(高建) 총리가 지난달 초 주한미군 재배치 원칙의 하나로 제시한 ‘인계철선 역할 유지’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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