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스 격리병원 대폭 확대키로…병원 43곳추가

  • 입력 2003년 4월 21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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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원은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 등으로부터 유학생들이 다수 입국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의심환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이 지역의 지정 격리병상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보건원은 현재 서울에 3개 병원을, 인천과 경기에 각각 1개 병원을 격리병원으로 지정해 병원당 2개 병상씩을 준비해 놓고 있으나 유학생 귀국 등으로 의심환자가 늘어날 경우에 대비해 서울은 격리병원당 10개씩, 인천과 경기는 5개씩의 병상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베이징과 광둥(廣東)성 등 사스 위험지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가 계속 늘어나 의심환자가 증가할 경우에는 전국 13개 격리병원(26개 병상) 이외에 국공립병원과 대학병원 43개를 격리병원으로 추가 지정해 약 200개의 병상을 확보할 방침이다.

보건원 관계자는 “의심환자들을 분산 수용하는 것이 한계에 부닥칠 경우 격리병원의 병동 한 곳 전체를 활용하거나 일부 국공립병원을 추가 지정하는 등 비상계획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중국으로부터 한국 유학생들이 대거 귀국함에 따라 인천국제공항 방역당국은 승객과 승무원들에 대해 의무적으로 체온검사를 실시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마스크를 쓴 인천국제공항검역소 소속 검역원들은 검역대를 통과하는 승객과 승무원을 대상으로 귀에 디지털 체온기를 대고 고열 여부를 검사했다. 베이징과 광저우에서 들어오는 여객기와 승객은 하루 6편에 650명 안팎이다.

유학생 김모씨(29)는 “베이징에서 사스 전염이 확산되고 있고 다니던 대학이 휴교에 들어가 너무 불안해서 귀국했다”고 말했다.

이종구 인천공항검역소장은 “베이징과 광저우에서는 별다른 검역 없이 승객들을 출국시키고 있어 19일부터 이들 두 지역에서 온 승객을 대상으로 별도의 체온검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현재 중국발 입국자의 30%가량이 유학생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천공항검역소는 이번주에 약 1000여명의 유학생이 귀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직까지 검역 단계에서 사스 의심증세를 보인 사람은 없었지만 금주부터 유학생 입국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공항검역소는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인천=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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