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컬럼비아大, 反戰교수 해임 압력 거부

  • 입력 2003년 4월 9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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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명문 컬럼비아대학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을 강력히 비난한 교수를 해임하라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CNN이 7일 보도했다.

문제의 교수는 인류학과 라틴어를 가르치는 니컬러스 드제노바 조교수. 그는 지난달 26일 교내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6시간 동안 반전 토론회를 열었다.

그는 “성조기는 이라크에서 침공 전쟁집단, 점령 세력의 상징이 됐다. 이 시대의 유일한 진정한 영웅은 미군을 패배시킬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들이다. 나는 차라리 ‘자기 집단 살해범’이 되고 싶다. 나는 ‘모가디슈’(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1993년 미군 헬기가 격추돼 18명이 숨진 사건을 지칭)가 되고 싶다”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볼링어 총장은 “분노와 날카로운 반박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화당의 J 헤이워스(애리조나) 하원 의원은 같은 당 의원 103명의 서명을 받아 드제노바 교수의 해임을 요구하는 편지를 지난주 초 볼링어 총장에게 보냈다.

그러나 볼링어 총장은 7일 “드제노바 교수의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대학에서 사상과 표현의 자유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며, 그것이 수정헌법의 가르침이고 우리가 언제까지 지켜야 하는 원칙”이라며 단호히 거부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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