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심리전…잊을만 하면 "나 여기있다"

  • 입력 2003년 4월 6일 19시 12분


코멘트
미영 연합군이 바그다드 진격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생사 여부에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도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 다만 지난달 24일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한때 그의 신변 이상설이 제기됐으나 4일과 5일 이라크 국영 TV가 그의 모습을 방영함에 따라 수그러들고 있는 상태다.

이라크 국영 TV는 4일 황록색 군복 차림의 후세인 대통령이 일부의 경호원만을 데리고 바그다드의 한 광장에서 군중들의 환호를 받는 장면을 방영했다. 이 방송은 또 이날 미군 헬기의 추락 사건을 상기시키는 그의 연설 장면을 내보냈다. 연설에서 그는 “용맹한 이라크 농부가 어떻게 구식 무기로 미국 아파치 헬기를 격추시켰는지 기억해야 한다”며 개전 이후 발생한 사건을 구체적으로 언급, 이 연설이 사전 녹화된 것이 아니라는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어 5일에는 후세인 대통령이 장·차남과 함께 고위 정치 및 군사 자문단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도 방영됐다.

반면 그의 건재설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미 CBS방송은 군사전문가들을 인용, 진짜 후세인은 (소수의 경호원만을 대동한 채 광장에 나타나는 등) 위험한 행동을 해오지 않았다며 TV에 나온 후세인은 그와 닮은 대역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미 정부는 “그가 발견되든, 발견되지 않든 이라크 전쟁의 승리 여부와는 상관이 없다”며 그의 건재설이 미칠 파장을 축소하려 애쓰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미 LA 타임스는 5일 “후세인과 그의 측근, 대량살상무기 은닉처 등에 대한 (미국의) 정보는 애처로울 만큼 결핍돼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미국의 정보 부족을 꼬집었다.한편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후세인이 아직 생존해 있지만 노쇠한 그를 대신해 차남 쿠사이(38)가 전쟁 수행에서 더 많은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연합군 사령관들의 말을 인용, 하루 일과를 감당해 내지 못하고 있는 후세인을 대신해 쿠사이가 바그다드 방어작전 등 중요한 일들을 처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