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戰 두 지도자]부시, 별장에…VS 후세인, 벙커에?

  • 입력 2003년 3월 23일 18시 53분


코멘트
이라크전쟁 당사국 두 지도자의 최근 생활은 극명하게 갈린다. ‘공격자’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주말을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지낸 반면 ‘방어자’인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중상은 아니지만 부상했다는 연합군측의 공식발표가 있었다.

▽별장의 부시=부시 대통령은 전쟁 개시 뒤 첫 주말을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보냈다. 부시 대통령은 22일 별장에서 전시내각회의를 주재하고 외국 정상들과의 전화 통화도 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부시 대통령은 19일 개전 이후 ‘전시 지도자로서의 의연한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구체적인 작전은 국방부와 군 지휘관들에게 맡기고 자신은 한발 물러서 있는 듯한 자세를 취해 왔다. 이 때문에 전쟁 개시 후 그의 모습을 TV에서 보기가 어려울 정도다.

백악관은 부시 대통령이 규칙적인 운동도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평상시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전쟁 속에서도 삶은 계속된다는 것은 소름끼치지만 중요한 현실”이라며 “대통령은 일상을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바그다드 공습 TV 보도도 서재에서 잠시 보았을 뿐이며 20일 밤 최초의 미군 희생자가 나온 사실도 다음날 아침에 보고받았을 정도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로 1991년 걸프전을 치른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전쟁 당시 첫 주말을 캠프데이비드 별장에서 지냈다.

▽부상한 후세인=반면 후세인 대통령은 20일 폭격으로 부상하는 등 어려운 처지에 있다. 마이크 오브라이언 영국 외무부 중동담당 차관은 23일 미영 고위당국자로는 처음으로 후세인 대통령이 앰뷸런스에 실려 갔으나 살아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확인했다.

영국 선데이 텔레그래프도 23일 후세인 대통령이 공습으로 부상했으나 심각하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수혈이 필요하지만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는 것.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후세인 대통령은 연합군의 최초 공습 당시 바그다드 남쪽의 지하벙커에서 아들인 우다이와 쿠사이 및 핵심 참모들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후 2000㎏의 TNT 폭발도 견딜 수 있는 지하벙커나 일반 가옥을 매일 밤 전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같은 곳에서 하룻밤 이상 지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걸프전 당시에는 바스라의 농가에 갑자기 나타나 1박을 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라크 국영TV는 23일 군복을 입고 미소를 띤 후세인 대통령이 전시내각을 열고 있는 모습을 방영해 외형상 그가 건재함을 보여줬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