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어떻게]개전성명 발표직후 배럴당 1.16달러 하락

  • 입력 2003년 3월 20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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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이 시작됨에 따라 국제유가 동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전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하락세를 보여 왔다. 또 개전 이후 며칠간은 큰 폭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9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25.58달러로 전날보다 0.41달러 하락했다. 이는 작년 12월13일 25.44달러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28.30달러로 0.11달러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중질유(WTI)도 1.91달러나 떨어진 29.59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와 WTI 가격 역시 작년 12월13일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이 같은 하락세는 전쟁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일 개전(開戰) 성명을 발표한 직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시간외 전자거래에서 4월물 WTI는 정규시장 폐장시보다 1.16달러가 떨어졌다.

석유공사 구자권(具滋權) 해외조사팀장은 “그동안 높은 국제유가는 수급이 아닌 ‘이라크 전쟁 불안 프리미엄’에 의해 형성됐기 때문에 전쟁으로 불안요인이 줄어들어 유가는 오히려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 석유회사의 파업도 마무리됐고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산유량이 크게 늘어 일부 공급 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가격을 끌어내릴 요인이 많다고 보고 있다.

반면 이라크 전쟁이 길어져 하루 200만배럴 정도씩을 시장에 풀어온 이라크의 원유 수출이 중단되고 중동 국가들의 원유 수출이 위축되면 국제유가는 오히려 ‘전쟁 프리미엄’으로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유가 추이는 전쟁이 얼마나 빨리 끝날 것인지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전쟁이 장기화되지 않고 단기전으로 끝나고 이라크가 전후(戰後) 복구를 위해 활발한 유전 개발과 채굴에 나서면 국제유가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 반면 전쟁이 예상외로 길어지면 다시 유가가 뛰어오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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