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축출해도 흔적지우기 골치…사담병원 사담대학 등

  • 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22분


미국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축출하더라도 그의 이름을 딴 유무형의 각종 흔적을 지우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웹진 슬레이트닷컴이 18일 보도했다.

이라크 국민들의 일상 생활은 ‘사담’으로 시작해 ‘사담’으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사담다리를 건너 사담쇼핑센터에서 물건을 사고, 사담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사담대학에서 공부한다. 출입국 때는 사담국제공항을 이용한다.

휴일이면 바그다드 시민들은 사담대(大)사원에서 예배를 본다. 칼라슈니코프 소총과 스커드미사일을 본떠 만든 탑으로 유명한 이 사원에는 후세인 대통령이 2년에 걸쳐 희사한 1.7L의 혈액으로 기록된 코란이 전시돼 있다.

이라크 정부는 1988년 200만파운드(약 38억원)를 들여 영국 버밍엄에 사담 후세인 사원을 세웠다.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섬에도 후세인 대통령을 기리는 원형극장이 있다.

건물뿐만이 아니다. 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 19번째 주(州)로 선언했을 당시 쿠웨이트 일부 지역을 사담마을로 명명했었다. 98년 걸프전 이후 최초로 태어난 시험관 아기도 지도자의 이름을 물려받는 영광을 누렸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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