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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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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는 최신호(24일자)에서 한 세기 동안 예술과 과학의 경지를 넘나들며 발달해 온 경영이론의 역사를 소개했다. 이 잡지는 “수많은 개념이 나타나고 사라졌지만 경영이론이 추구하는 목표는 언제나 동일했다”며 “그것은 사람, 기술, 이윤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화를 이루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기업 경영을 업(業)으로 삼는 전문적인 경영자와 경영이론은 19세기 말 거대 철도회사와 철강회사들이 생기면서 등장했다. 프레더릭 테일러는 생산 과정을 잘게 쪼개 근로자의 행동과 각 행동에 걸리는 시간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포드 자동차는 이를 응용한 조립라인을 모델 ‘T’의 제작에 적용했다.
그러나 이는 근로자들을 공장의 부품이나 다름없게 만들어 버려 장인정신과 자부심을 앗아갔다. 이 잡지는 “테일러는 조립라인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면 임금도 올라가고 계급 갈등도 없어져 지상낙원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노동자들은 오히려 일터를 지옥처럼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1923년 GM의 알프레드 슬론 회장은 다양한 모델과 색상의 자동차를 내놓으면서 포드를 앞질렀다. 이전까지의 자동차는 모두 검은색이었다. ‘고객이 좋아하는’ 디자인과 색상을 고려하기 시작하면서 경영학에 ‘마케팅’의 개념이 도입됐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의사 결정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관료제 시스템이 광범위하게 도입됐다. 50년대에는 피터 드러커, 더글러스 맥그레고 등이 주장한 조직·인사관리론이 대두됐다. 근로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야 한다는 것.
80년대 이후에는 경영학석사(MBA) 학위, 컨설팅 업체 등이 붐을 이루면서 경영학 서적도 쏟아져 나왔다.
90년대 초반은 ‘리엔지니어링’의 시대. 경기침체, 구조조정, 다운사이징 등과 관련해 기업의 업무 양태를 전반적으로 재조정하는 것이 유행했다. 90년대 후반에는 스타 경영자가 기업을 살리는 구세주로 여겨지면서 ‘최고경영자(CEO)론’이 경영학의 새 조류로 대두됐다.
이 잡지는 “회계 스캔들 등을 겪으면서 이제 새로운 유행은 ‘기본으로 돌아가라(Back to Basic)’가 됐다”며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변화보다는 조심스럽고 신중한 경영이 강조되고 있다”고 새로운 경향을 전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경영이론의 진화 추이▼
▽19세기―테일러리즘, 포디즘 대두
▽1923년―고객 분석과 마케팅이론 강조
▽1차 대전 이후―관료제 조직론 확산
▽1950년대 이후―인사관리 ‘Y 이론’ 등 대두
▽1980년대―MBA, 컨설팅 회사, 각종 경영서적 봇물
▽1990년대 초반―리엔지니어링 유행
▽1990년대 후반―CEO론 등장
▽2000년대―“기본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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