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에서 영원히 사라진 유고슬라비아

  • 입력 2003년 2월 5일 16시 32분


70여년만에 세계 지도에서 '유고슬라비아'라는 국가가 영원히 사라졌다.

유고슬라비아 연방 의회는 4일 몬테네그로와 세르비아로 구성된 '신(新)유고연방'을 해체하고 느슨한 형태의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가연합'을 창설하는 내용의 헌장을 채택했다. 그러나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는 3년 후 완전독립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어서 두 나라는 일시적인 국가연합을 거쳐 결별할 것이 확실해졌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 국가연합은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 수도를 두고 합동행정기구를 통해 외교와 국방만 공동으로 담당하며 유엔 등 국제 기구에서는 한 의석을 갖고 유고연방의 권리와 책임도 인계하기로 했다.

이번 유고연방 해체는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개입으로 결정됐다. 1990년대부터 계속된 내전으로 '발칸의 화약고(火藥庫)로 불릴 정도로 전화(戰禍)가 끊이지 않았던 이 지역의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해서였다.

1929년 유고슬라비아 왕국으로 시작해 2차대전 후 티토의 주도로 6개 공화국을 묶어 결성된 유고연방은 한때 동유럽 사회주의국가 중 가장 안정되고 발전된 나라로 개도국 '발전 모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강력한 독재자 티토가 사망하고 1980년대말 사회주의권 붕괴와 함께 민족주의가 대두되면서 내전에 휩싸였다.

1991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가 차례로 독립한후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만이 남아 신유고연방을 결성했으나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세르비아 내 코소보 자치주에서 세르비아계에 의한 인종청소가 주도돼 결국 다국적군이 개입했으며 1999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세르비아를 폭격하기까지 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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