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후세인이 원하면 亡命주선”

  • 입력 2003년 1월 30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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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28일 연두교서 연설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통해 다음달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이라크에 대한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그 ‘증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증거의 신빙성에 따라 미국의 대 이라크 공격에 대한 유엔 안보리의 지지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언론 매체들은 부시 행정부가 △위성정찰 사진 △전화도청 △항공사진 △이라크 망명자와 억류된 알 카에다 조직원들에 대한 심문을 기초로 정보를 작성하고 있다고 30일 전했다.

미 언론은 무엇보다도 부시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9·11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알려진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 세력과 이라크가 연계돼 있다고 밝힘에 따라 파월 장관은 이 관계를 입증하는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라크 북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 과격단체 안사르 알 이슬람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부상을 하고 지난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치료받은 알 카에다의 고위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 자르콰위에 대한 이라크의 지원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독가스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진 안사르 알 이슬람은 알 카에다의 아프가니스탄 캠프에서 훈련받은 것으로, 자르콰위씨는 요르단에서 일어난 미 외교관 저격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대량살상무기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유엔 무기사찰단의 활동 개시 직전에 있었던 무기를 은닉하는 것처럼 보이는 수상스러운 움직임에 대한 정찰 사진이 제시될 예정이라고 언론은 전했다. 또 이라크가 그동안 개발해 온 각종 생화학 무기의 폐기 여부를 밝히지 않은 점도 지적될 예정.

그러나 미 언론은 파월 장관이 밝힐 증거들이 정황증거로서는 강력하지만 결정적인 물증이 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은 무기 사찰단이 새로운 보고서를 제출하는 다음달 14일까지 대 이라크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참 확대를 위해 외교적으로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한편 파월 미 국무장관은 이날 “사담 후세인 대통령과 가족이 이라크를 떠나겠다고 결심만 한다면 망명지를 주선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후세인의 망명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있지만 망명을 주선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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