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가 연예인인가 이런 과잉취재 처음 봐”

  • 입력 2002년 12월 10일 18시 15분


“다나카가 무슨 벼락 출세한 연예인인가…. 너무 가엾다.”

“노벨상 100년 역사에 이 같은 과잉 취재는 정말 처음이다.”

10일 열린 올해 노벨상 시상식을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중인 일본인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43·사진)에게 일본 언론의 과다한 취재가 잇따르자 스웨덴 외무부와 현지 언론이 보인 반응이다. 다나카씨는 박사도 아닌 학사 출신이자 회사원 신분으로 처음 노벨상(화학 부문)을 수상한 일본인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과학자가 노벨상을 탔던 지난해와 2년 전 시상식 때는 취재 인력이 20∼30명이었으나 올해는 다나카씨의 폭발적인 인기 때문에 무려 100명선으로 늘어났다고 10일 전했다. 특히 일본 방송사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다나카씨에게 카메라를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 물리학상 부문에 노벨상 수상자로 함께 선정된 고시바 마사토시 도쿄(東京)대 명예교수는 아예 화면에 나오지도 않는다는 것. 고시바 명예교수가 76세의 원로 과학자라는 점을 비춰보면 다나카씨에게 과도하게 쏠린 방송의 관심은 다분히 ‘상업주의적’이라는 지적이다.

일본의 일부 TV는 시상식 후 만찬에 무엇이 나올지 궁금하다며 스웨덴 요리사들에게 미리 식단 공개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방송인들은 여기에 굴하지 않고 과거 요리들을 다시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 결국 이를 시식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스웨덴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노벨상은 세계 최고의 영예로 연예인 취재와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