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10월 25일 19시 01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일본 경찰은 이시이 고키(石井紘基·61·사진) 민주당 의원(중의원)이 이날 오전 10시경 도쿄(東京) 세타가야(世田谷)구의 자택 앞에서 승용차에 오르려는 순간 50대로 보이는 중년 남자가 다가와 칼로 가슴 등을 찌른 뒤 달아났다고 밝혔다. 이시이 의원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정오경 숨졌다.
정치인이 피습당해 사망한 사건은 60년 아사누마 이네지로(淺沼稻次郞) 사회당 위원장, 95년 니와 효스케(丹羽兵助) 의원 살해사건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이시이 의원은 93년 첫 당선된 후 정계-관계-업계 간의 유착문제를 집중 추궁해 왔으며 최근에는 스즈키 무네오(鈴木宗男) 의원의 북방영토 지원사업을 둘러싼 부정입찰 의혹사건을 파헤쳐 왔다.
![]() |
최근 이시이 의원의 사무실 주변에선 수상한 사람들이 자주 목격됐으며 사건 당일 오전에도 머리에 두건을 두른 남자가 이시이 의원의 자택 주소를 물어보고 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정치활동을 둘러싼 보복 살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대표는 “이시이 의원은 정의의 정치가였다. 아까운 사람이 사망했다”며 안타까워했으며 사토 다카오(佐藤敬夫) 민주당 국회대책 위원장은 “언론자유에 대한 테러”라며 초당적인 대응을 호소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도 이 사건을 전해듣고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으로 정치활동을 봉쇄하려는 것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강한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