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日정상회담 3强 평가

  • 입력 2002년 9월 18일 18시 47분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17일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환영과 지지의 뜻을 밝혔다. 미국의 주요 신문들도 저마다 회담의 의미를 짚어보고 향후 발전방향을 전망했다.

▽미 중 러 당국자 논평〓토머스 허버드 주한미국대사는 이날 워싱턴의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 연설에서 북-일 정상회담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북한측이 제네바 기본합의를 준수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대해 “앞으로 후속 대화 진전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경수로 사업과 관련, “북한에 건설중인 경수로들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때까지는 완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쿵취안(孔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오후 논평을 통해 “중국은 고이즈미 총리가 과거 일본의 침략에 대한 사과와 함께 다음달부터 국교 정상화를 위한 수교 회담을 재개키로 하는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양국간의 이러한 진전이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은 관영 노보스티통신과의 회견에서 “역사적인 북-일 정상회담과 북-일관계의 진전을 환영한다”면서 “이번 북-일 정상회담은 북한이 개방과 외부세계와의 밀접한 관계 구축으로 나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미 주요 신문 반응〓뉴욕타임스는 18일 평양발 기사에서 “이번 합의는 전통적으로 안보문제와 관련된 국제 현안에서 미국을 추종해 온 일본이 분명한 외교적 단호함을 보여준 드문 사례”라고 평가하고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회의적 태도가 남북한간 화해를 지연시킨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합의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행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을 저지하는 데 있어서 김 위원장에게 지렛대를 제공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시아월스트리트저널도 “북한 사회가 안정되면 탈북자들의 수가 점차 줄게 되고, 중국의 북한 지원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화해를 지속할 경우 중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저널은 또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이 북한의 북-미대화 요청에 유연한 입장을 보여주지 못하면 이미 팽배해 있는 한국 내의 반미감정에 불을 지피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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