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작년 1월 북-일 정상회담 제안

  • 입력 2002년 9월 12일 16시 45분


북한은 지난해 1월 모리 요시로(森喜朗) 당시 일본 총리에게도 북-일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12일 밝혀졌다.

모리 전총리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일본인 납치문제를 포함한 현안을 일괄 타결하자는 제안을 해 왔다"며 "특히 북측은 과거 청산시 배상청구권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북한은 또 이례적으로 대일(對日)창구를 노동당에서 외무성으로 바꾸고 정상간의 정치결단을 요구했다는 것.

이 제안은 모리 총리가 지난해 4월 물러나면서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북한측의 이같은 입장변화가 이번 정상회담의 실현으로 이어졌다고 아사히는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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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총리에 따르면 북측의 변화가 감지된 것은 2000년 말. 북한 노동당 관계자는 "적십자회담을 몇 번 해도 (납치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양쪽 정상이 신뢰할 수 사람을 보내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일본이 이를 받아들였다는 것.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27일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 관방장관과 강석주(姜錫柱) 제1외무차관이 싱가포르에서 비밀리에 만났다. 나카가와 장관이 "일본은 납치문제 해결없이는 과거문제 논의할 수 없다"고 하자 강 차관은 "정상끼리 만나 해결하자"고 말했다.

모리 총리는 북한측의 긍정적 변화를 확인하고 외무성에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지시했으나 곧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모리 총리는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직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으로부터 "역시 만나보지 않으면 시작되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일본도 정상회담을 희망하고 있다고 전해달라"고 부탁했었다고 밝혔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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