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내년 극동서 대규모 군사훈련

  • 입력 2002년 8월 29일 16시 32분


러시아가 내년에 극동지역에서 대규모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쿄신문은 29일 "이같은 대규모 연습은 극동지역에서는 구 소련 붕괴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극동지역을 순방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6일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태평양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으로부터 군사 훈련 계획을 보고받고 이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이 군사 훈련은 주변국과의 공동대응 등을 포함해 각별한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고 밝혀 한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과의 합동 훈련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러시아는 이달초에도 카스피해에서 2주 동안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과 함정 60여척과 1만여명의 병력을 동원한 대규모 육해공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내년 극동 훈련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훈련을 해온 태평양 함대소속의 프리모르스크와 캄차카 전대, 핵잠수함 전대 등이 모두 참여해 올해 카스피해 훈련과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태평양함대는 흑해 발트 북양함대와 함께 4개 함대 중 하나로 전략핵과 핵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태평양함대 방문에서 "해양 잠재력 보호는 주요 국가 정책"이라고 말하고 미사일 순양함 마샬 샤포슈니코프에 직접 승선하는 등 전에 없이 해군력 강화 의지를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해군의 재정비를 위한 예산확보를 약속했다.

러시아 해군은 구 소련 붕괴와 심각한 재정난으로 대규모 훈련의 중단과 장비 노후로 인해 크게 약화됐다. 태평양함대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함대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군개혁을 추진 중인 러시아는 내년 극동훈련을 해군력 강화의 계기로 삼으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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