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근 논의 대표단 만찬장, 상어알요리 등 ‘산해진미’

  • 입력 2002년 8월 27일 18시 06분


지구촌의 빈곤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하는 지구정상회의가 일부 고위급 대표단의 호화만찬으로 얼룩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 선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26일 회의가 개막되자마자 대표단이 묵는 호텔 만찬장에는 바닷가재와 캐비아, 최고급 스테이크, 명산지 포도주 등 온갖 산해진미가 즐비했으나 회의장 인근 빈민가 어린 아이들은 굶주림에 신음하는 ‘구역질나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성토했다.

이른바 거물급 대표들이 묵는 5성급 미켈란젤로 호텔의 음식재료에는 생굴 5000개, 바닷가재와 조개류 1000파운드, 최고급 안심스테이크와 닭가슴살 4400파운드, 연어 450파운드, 남아프리카산 최고급 생선 킹클립 220파운드, 캐비아 수십통, 프랑스식 거위간 요리 등이 포함됐다.

회의 개최 장소인 요하네스버그 교외의 빈민촌에서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수도꼭지 앞에 줄지어있는 아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반면 대표단이 마시려고 쌓아놓은 생수는 무려 8만병. 매일 6000여명의 어린이들이 오염된 물 때문에 죽어가는 남부 아프리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호화파티라고 신문은 비난했다.

회의에 드는 전체 비용은 3500만파운드(약 640억원). 이는 참가국 정부들이 분담한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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