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8월 20일 17시 5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한국-카자흐스탄 친선협회(회장 이옥련·李玉蓮·58)와 카자흐스탄 고려인협회(회장 채 유리)는 당시 한인들이 첫 이주 열차를 타고 도착했던 카자흐스탄 남동부 카라탈스크주(州) 우슈토베에서 기념비 제막식을 가졌다.
기념비에는 강제 이주자 중 생존자인 최 베라(84) 할머니가 서툰 한글로 쓴 “이곳은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이 토굴을 짓고 살았던 초기 정착지”라는 비문이 새겨졌다.
하바로프스크를 비롯한 극동지역의 한인 17만여명은 1937년 10월부터 시베리아 횡단열차 에 태워져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의 황무지에 버려졌다. 이들은 혹한과 풍토병으로 3분의 1이 희생되는 참혹한 삶 속에서도 황무지를 개간해 논으로 바꿔 놓았다.
한-카자흐스탄 친선협회 이 회장은 “65년 전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첫 만남은 비극적이었지만 지금 한국과 중앙아시아를 이어주는 씨앗이 됐다”고 말하고 “대부분 강제 이주 한인들의 자손인 12만 재(在) 카자흐스탄 한인들을 위해 역사관 건립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