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교육계 '9·11 바로알기' 논란

  • 입력 2002년 8월 20일 16시 24분


미국 교육협의회(NEA)가 9·11 테러 1주년을 앞두고 이에 대한 보다 냉철하면서도 공정한 이해를 촉구하고 나섰다.

워싱턴 타임스는 19일 NEA가 "9·11 테러의 역사적 교훈을 학생들에게 정확히 전달해야 하며 모든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해는 확실한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테러 책임을 놓고 특정 단체를 지목하는 데는 신중한 주의를 요한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NEA는 "미국에서는 누구든지 법무 당국의 확실하고 믿을만한 증거에 의하지 않고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주장하고 "테러 상황에서 특정단체나 개인을 지목하는 것은 매우 곤란한 일"이라고 덧붙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 전역 교육 관계자 270만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미국내 최대규모의 전문인 단체인 NEA가 이날 발표한 초중고 학년별 학습계획서는 바로 이같은 취지에서 나온 대응책.

NEA 공식사이트(www.nea.org)를 통해 공개된 '9· 11기억하기(Remember 9·11)'라는 제하의 이 학습계획서는 유치원∼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개인감정 분석 △테러와 전쟁에 대한 진실 △대안 모색 △관련 행사 및 언론 보도 △추천 도서 및 음악 등 5개 분야를 다루고 있다.

NEA는 이 학습계획서를 통해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기습 공격과 1991년 걸프전 이후 미국계 일본인과 아랍인들이 강제로 억류되거나 차별과 모욕 등 피해를 입었던 사례들을 학생들에게 상기시키고 이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대응책을 논의토록 독려하고 있다. 또한 9·11테러에 관한 언론보도의 행태와 다양한 유형의 기사 분석을 통해 편파 보도와 공정 보도의 차이점 등을 생각해 보는 '미디어 바로 알기(Media Savvy)'프로그램도 포함돼 있다.

교사들은 이 계획서를 재량에 따라 선택, 학습과정에 도입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보수성향의 정책연구소 자유의회재단(FCF)의 윌리엄 린드 연구원은 "학습계획서의 상당 부분이 거짓말이며 서방권 문화만을 제외한 다른 지역 문화권 모두를 옹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최근 9·11테러 이후 아랍계에 대한 반감이 높아져 가슴앓이를 해온 아랍 단체들은 반색을 하고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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