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헬기 체첸서 피격 85명 사망

  • 입력 2002년 8월 20일 01시 17분


러시아군 수송 헬기가 19일 체첸수도 그로즈니 인근에서 추락, 최소 85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 통신들이 보도했다.

체첸 반군측은 자신들이 문제의 Mi-26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러시아 관리들은 이 헬기의 격추여부나 정확한 사망자 수를 모른다고 말했다.

체첸주둔 러시아군 부사령관 보리스 포도프리고라 대령은 그로즈니 인근 칸칼라군사령부 부근에서 132명의 군인을 태운 Mi-26 수송 헬기가 추락했으며 이중 32명이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헬기 잔해가 불타고 있는 현장에서 군의관들이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 부상자를 치료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군 사령부의 다른 소식통을 인용, 헬기에 142명이 타고 있었다고 보도하는 등 탑승자와 사망자수에 대한 보도가 엇갈리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재앙'이라고 부르며 피해상황과 추락원인등에 대한 전면조사를 지시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군관계자는 인테르팍스 통신에 "초기 정보에 따르면 사고 헬기가 미사일이나 기관총에 맞아 격추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그러나 반군 격추설을 즉각 부인하면서 추락원인은 엔진고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니콜라이 데르야빈 대변인은 러시아 ORT TV에 출연, "문제의 헬기가 비상착륙을 시도하는중 엔진에 불이 붙었다"며 러시아 정부에 타격이 될 체첸반군 격추설을 극구 부인했다.

그러나 체첸반군측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자신들이 Mi-26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이번 공격이 그로즈니 인근 상공의 러시아 헬기의 움직임을 추적하는 전사단체에 의해 계획된 것이라며 "우리는 러시아에 민감한 한방을 먹였다"고 말했다.

지난 1977년 러시아에서 처음 조립된 Mi-26기는 세계 최대중량 수송헬기로 20톤의 화물과 군장을 갖춘 100명의 병력 및 장갑차량들을 수송할수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주 체첸 남서부에서 9명의 군인과 5명의 민간인이 체첸반군의 공격으로 숨지는등 체첸주둔 러시아군에 대한 반군의 공격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어난 것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러시아정부가 평화협상을 시작하도록 만들기 위해 반군측이 공격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양측은 지난해 이후 교착된 회담재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주 제네바에서 회동했었다.

모스크바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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