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당장은 이라크 공격계획 없다"

  • 입력 2002년 8월 11일 16시 06분


미국이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을 제거하는 군사작전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이 높아지자 군사작전의 속도를 다소 완화하는 한편 이라크 반체제세력 규합에 적극 나서는 등 호흡을 조절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0일 휴가중인 텍사스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아직 이라크에 대해 임박한 전쟁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며 "이라크에 대한 군사작전을 포함한 여러 가지 옵션을 놓고 의회 및 우방과 상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인들은 후세인과 같은 지도자의 수중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 후세인 제거 목표엔 변함이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워싱턴을 방문중인 이라크의 6개 반체제단체 대표들은 10일 와이오밍 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딕 체니 부통령과 화상회의를 갖고 이라크의 정권교체 문제를 논의했다. 이들은 이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부장관과 리처드 마이어 합참의장도 면담했다.

이라크 반체제단체 대표들은 미국측에 이라크의 군부가 후세인에 맞서 봉기할 태세가 돼 있으며 후세인의 기반은 취약하다는 주장을 했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부시 행정부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한 이들은 전날엔 콜린 파월 국무부장관 등을 면담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10일 이라크의 반체제단체들이 자유 이라크를 수립하기 위해 반 후세인 연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하고 순조롭게 일이 진행될 경우 가을 경에는 이같은 연대가 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은 최근 캘리포니아주의 사막지대에서 '밀레니엄 챌린지 2002'라는 사상 최대규모의 합동 도시전 훈련을 벌이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번 훈련에는 미군 1만3500명이 동원돼 이라크와 기후가 비슷한 빅터빌 기지 등 26개 지역에서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을 전개하고 있다.

후세인은 최근 미국이 침공할 경우 바그다드 등 인구가 밀집한 도시에서 시가전을 벌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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