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의학]“호르몬 줄었어요” 위기의 한국남성

  • 입력 2002년 6월 28일 17시 09분


20∼40세 한국 남성의 남성호르몬 수치는 서양인의 79%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적어 성기능 저하 등 남성 갱년기 증상을 일찍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林承吉) 이유미(李柚美) 교수팀은 지난해 4∼7월 병원 건강증진센터를 찾은 사람 중 특별한 만성질환이 없는 20세 이상 남성 4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평균치가 서양인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 밝혔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내분비학회를 통해 소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20∼40세 한국 남성의 호르몬 평균치는 ℓ당 17.2n㏖(나노몰)로 미국인(21.8n㏖)의 79%였고, 40∼82세 남성은 12.9n㏖로 미국인(14.5n㏖)의 89%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남성호르몬 수치가 줄어들면 발기부전 등 성기능이 떨어지고 기력과 인지능력이 저하되며 골다공증(뼈엉성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등 갱년기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정확한 원인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인종이나 체구의 차이 외에도 특히 한국 남성의 경우 왕성한 활동을 벌여야 할 시기에 노화를 촉진시키는 술과 담배, 과로 스트레스 등에 지나치게 노출돼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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