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딥 스로트’ 추정인물 8명 지목

  • 입력 2002년 6월 17일 18시 12분


워터게이트 특종 주인공 밥 우드워드(왼쪽)과 칼 번스타인. - 워싱턴AP연합
워터게이트 특종 주인공 밥 우드워드(왼쪽)과 칼 번스타인. - 워싱턴AP연합
미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던 워터게이트 사건이 17일로 발생 30주년을 맞았다.

이 사건은 72년 6월17일 오전 2시반 워싱턴 워터게이트호텔 건물에 들어 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에 도청장치를 설치하려던 괴한 5명이 체포되면서 시작됐다.

처음엔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워싱턴포스트지의 신참기자 밥 우드워드와 칼 번스타인은 ‘딥 스로트(Deep Throat)’라는 익명의 고위 관리의 결정적 제보에 따라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도청을 지시했음을 밝혀냈다.

닉슨 대통령은 이로 인해 미 역사상 최초로 탄핵 위기에 몰렸고, 결국 74년 8월 사임했다. 그러나 ‘제왕적 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막강한 파워를 휘둘렀던 닉슨 대통령의 몰락을 가져온 ‘딥 스로트’가 누구인지는 지금까지도 베일에 가려져 있다.

‘딥 스로트’의 정체를 아는 사람은 우드워드와 번스타인, 당시 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이었던 벤 브래들리, 그리고 ‘딥 스로트’ 자신 등 4명 뿐.

우드워드와 번스타인은 16일 NBC방송과의 회견에서 “‘딥 스로트’가 사망하거나 그가 비밀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기 전에는 그의 신분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우드워드는 그동안 ‘딥 스로트’가 “행정부의 매우 민감한 자리에 있으며 음주와 흡연을 많이 하는 지적인 인물”이라는 정도의 사실만을 공개했었다.

워터게이트 특종을 통해 일약 유력지의 위상을 굳힌 포스트는 16일 인터넷판을 통해 ‘딥 스로트’로 추정되는 인물로 △패트릭 그레이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 및 3명의 FBI 관계자 △코드 마이어 당시 중앙정보국(CIA) 국장 및 윌리엄 콜비 요원 △알렉산더 헤이그 전 대통령비서실장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을 예시했다.

일리노이대학의 언론학과 학생들은 3년 간의 논리적 추측작업을 통해 닉슨의 연설문을 작성했던 패트 뷰캐넌을 만장일치로 가장 유력한 인물로 지목하기도 했다.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미국에선 정치자금법 개정이 이루어지기도 했으나 30년이 지난 지금도 정치자금 논란은 계속되고 있고 권력에 대한 언론의 감시와 견제 기능도 예전만 못해 워터게이트의 교훈이 잊혀지고 있다는 자탄들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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