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인구 8억에서 4억으로”

  • 입력 2002년 6월 9일 22시 40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모여 기아, 에이즈, 인구 문제 등을 논의하는 세계식량정상회의(World Food Summit)가 10일(현지시간)부터 13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11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9·11테러로 연기된 이번 회의에는 세계 180여개국 대표들이 참석해 기아, 에이즈, 농토의 염분화, 도시 인구 집중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한다.

핵심 의제는 96년 로마 식량 정상회담에서 채택된 바 있는 기아 대책. 2015년까지 전 세계의 굶주리는 사람 수를 현재의 8억명에서 절반 수준인 4억명으로 줄인다는 이 계획에 대해 각국 정상은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 실현 방안을 모색한다.

정상들은 또 날로 확산되고 있는 에이즈가 식량 생산과 농촌 인구의 생계 능력에까지 점차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음에 주목하고 대응책도 논의할 예정이다.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에이즈 문제가 가장 심각한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경우 에이즈 감염자 2800만명 중 절반이 농촌에 거주하고 있어서 이들 국가는 향후 20년 안에 농촌 노동력의 약 26%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1만여명의 세계화 반대자들은 이날 로마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유엔 개발 정책이 실패로 돌아갔다고 지적하면서 각국이 식량 정책을 독자적으로 결정할 ‘식량 주권’을 보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각국의 반세계화 단체들과 비정부기구(NGO) 대표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또 유전자조작식품(GMO)의 이용을 국제적으로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에는 프랑스 농민 운동가이며 반세계화 운동 지도자인 조제 보브 등이 ‘지구와 존엄성’이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를 들고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로마외신종합연합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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