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대선 강경파 우리베 당선

  • 입력 2002년 5월 27일 17시 49분


26일 실시된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반군 소탕과 주민보호를 공약으로 내건 무소속의 알바로 우리베 벨레스후보(49)가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반군에 아버지를 잃고 자신도 3번씩이나 살해위기를 넘긴 우리베 후보가 새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대대적인 반군토벌이 예고되고 있다.

선관위는 이날 저녁 현재 우리베 후보의 득표율이 52.8%로 경쟁후보인 전직 내무장관 오라시오 세르파 후보의 31.8%를 크게 앞질렀다고 밝혔다.

우리베 후보는 자신의 승리를 확인한 직후 연설을 통해 내전으로 피폐된 콜롬비아에 질서를 가져올 것이라고 맹세하고 반군들에게 “무기를 버리고 휴전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반군과의 협상은 이 같은 전제조건이 준수될 때만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베 당선자는 8월7일 공식취임한다.

앤 패터슨 콜롬비아주재 미국대사는 우리베 후보의 승세가 굳어지자 그의 선거본부를 방문해 당선을 축하하고 미국은 장차 우리베 정부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콜롬비아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질서 있게 치러졌으나 북부 산루이스 마을 선거본부 등 일부지역에서 반군과 정부군의 충돌로 반군 2명이 죽고 병사 2명이 부상했다.

콜롬비아에서는 지난 38년간 반군단체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및 인민해방군(NLA) 등과 정부군 간의 내전으로 30여만명이 숨졌다. 또 납치와 마약밀매로 경제는 피폐할 대로 피폐해졌다. 반군 진압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우리베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배경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베 당선자가 반군과 마약조직, 그리고 부패공직자들 간에 이중 삼중으로 얽힌 부패고리를 끊고 국가 재건의 기초를 닦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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