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계거물 가토 의원직 사퇴

  • 입력 2002년 4월 8일 17시 55분


측근의 탈세 사건으로 의원직 사퇴압력을 받아온 일본의 거물 정치인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자민당 간사장이 8일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가토 전 간사장은 이날 오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돼 답변하는 도중에 “사회적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고 중의원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금고지기’인 사토 사부로(佐藤三郞·61) 전 비서가 무리하게 정치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거액을 탈세한 혐의로 구속됐으나 “보고를 받지 못해 알지 못했다”며 사퇴압력을 거부해 왔다.

그러나 정치자금 중 9000만엔이 자신의 개인통장에 입금돼 자택의 임대료로 쓰인 사실이 발견되는 등 유용혐의가 드러나자 더 이상 버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의원 의원 10선인 그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정치입문 동기로서 맹우 관계를 유지해 왔다. 당내에서는 정조회장과 간사장, 내각에서는 방위청 장관과 관방장관을 역임하며 매번 총리감으로 지목돼 왔으나 2000년 11월 당시 모리 요시로(森喜朗)총리에게 반기를 든 ‘가토의 난’이 실패하면서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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