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개막 정치시즌 돌입

  • 입력 2002년 3월 3일 17시 33분



중국의 정치협상회의(정협)가 3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된 데 이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도 5일 같은 장소에서 시작될 예정이어서 중국이 본격적인 정치 시즌에 들어갔다.

정치 행사의 2대 빅 이벤트라는 뜻에서 ‘양회(兩會)’로 불리는 두 회의는 가을 중국공산당 제16기 전체대표대회(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마지막 회의여서 지도부 세대 교체를 비롯한 각종 현안에 대한 탐색과 조율이 활발하리란 전망이다. 회기는 각각 1주일.

▽무엇이 논의되나〓전인대와 정협 회의를 앞두고 중국 기업인들을 대표하는 경제 단체인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中華全國工商業聯合會)가 사유 재산 보호 명문화를 요구하는 헌법 개정을 제안, 3일 개막된 정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5일 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약 7%의 경제성장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대외개방 확대와 개혁 심화 △경제환경 변화와 국유기업 개혁에 걸맞은 정부와 기업의 효율성 제고 △실업과 빈부격차 해소 및 사회안정 강화 등을 올해 시정 목표로 제시할 예정이다.

주 총리는 또 △한반도 문제, 대(對)테러전쟁 등 국제 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천명하고 △날로 증가하는 부패사건들에 대한 대대적인 척결을 강조하며 △대만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일부라는 점도 거듭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CNS)는 전인대와 정협을 앞두고 부패 문제가 국민과 전인대 대표, 그리고 정협 위원들의 최대 관심사이며 청렴한 정부 건설이 크게 강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인대는 이어 6일 샹화이청(項懷誠) 재정부장이 올해 예산 초안 및 작년예산 집행 상황을 보고하고, 쩡페이옌(曾培炎)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이 올해 국민경제사회발전계획 초안과 지난해 국민경제사회발전계획 집행 상황을 보고한다.

▽현지 표정〓‘양회’개막에 맞춰 중국 공안당국은 특별비상경계에 들어갔다. 베이징 경찰은 파룬궁(法輪功) 및 신장(新疆) 분리독립조직이 이들 회의에 맞춰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시위를 갖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

시위사건도 빈발하고 있다.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희생자 유족들은 전인대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에게 유혈 진압의 책임을 물어줄 것을 요청했다. 114명이 서명한 이 서한은 리 위원장이 톈안먼 사태를 폭력으로 진압한 배후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9·11 테러의 영향으로 ‘양회’에 참가하는 주요 인사들에 대한 탄저균 공격 등 테러 발생 가능성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기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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