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월 경제위기설 진화하라"

  • 입력 2002년 2월 9일 15시 52분


‘일본발 경제공황설’과 ‘3월 위기설’이 나도는 가운데 선진국 중 유일하게 장기불황과 마이너스 성장에 고전하고 있는 일본이 디플레이션 저지를 위한 총력전에 들어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와 관방장관 재무상 경제재정상 등은 8일 디플레 대책 마련을 최우선과제로 정하고 12일의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처방전을 마련키로 했다.

고이즈미 내각은 디플레 대책을 전면에 내세울 경우 총리의 트레이드마크인 구조개혁 의지가 후퇴한 것으로 비칠까 고민해 왔다. 그러나 최근 닛케이주가, 국채, 엔화가 곤두박질치는 이른바 ‘트리플 약세’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현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됐다.

검토 중인 디플레 대책은 △주가 및 땅값 상승을 유도할 수 있는 세제 및 증권세의 개정 △개인소비 회복을 위한 상속세 및 증여세의 경감 △연구개발비와 설비투자에 대한 감세 등이다.

이와 관련,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일본 재무상은 9일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선진 7개국(G7) 재무상 및 중앙은행총재 회담에서 주식과 국채의 하락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을 설명했다.

그는 금융기관의 주식을 사들이는 기능을 맡게 될 ‘은행 등 보유주식 취득기구’를 발족시켜 2조엔을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디플레 극복에 나선 것은 일본경제가 국제사회의 ‘미운 오리새끼’가 되는 것을 막고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방일에 앞서 일본경제의 청사진을 제시할 필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은 18일의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세계 경제가 일본의 성장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처리와 규제완화 등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외상 경질 이후 내각에 대한 인기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혁유지’와 ‘경기부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