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社 파산후 동사로 자주 쓰여

  • 입력 2002년 1월 28일 18시 54분


정경유착 의혹에 휘말리고 있는 미국 최대의 에너지거래 기업 엔론이 회사의 주인을 잘 만난(?) 덕분에 이제 동사로 쓰이게 됐다.

토머스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는 23일 기자회견에서 5년 만에 다시 적자예산 편성방침을 밝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정 정책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나는 미 국민을 엔론하고 싶지 않다(I don’t want to enron the American people)”고 답변했다. 엔론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종업원과 투자자들을 하루아침에 빈털터리로 만든 상황을 빗대 “미국인들을 거덜나게 하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말한 것.

대슐 총무의 재치 있는 논평이 화제가 되면서 그 후 엔론은 ‘거덜나게 하다’ ‘깡통 차다’ ‘파산하다’는 동사로 자주 쓰이고 있다.

엔론(Enron)사의 원래 이름은 엔터론(Enteron). 85년 휴스턴 천연가스사와 인터노스사는 회사를 합치기로 한 뒤 합병회사의 이름을 엔터론으로 지었다가 이 단어의 뜻이 ‘소화관(消化管)’이라는 걸 뒤늦게 알고 부랴부랴 중간에 ‘te’를 빼 Enron으로 개명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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