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엔론사 정치권 로비 등 의혹 조사

  • 입력 2002년 1월 3일 15시 36분


미국 상원이 파문이 일고 있는 미 최대의 에너지 기업 엔론의 파산 경위와 정치권에 대한 로비 의혹 전반에 대한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첫 청문회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상원 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조지프 리버먼)는 2일 기자회견에서 엔론사의 갑작스러운 파산과 정부의 미흡한 투자자 보호조치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이사회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리버먼 위원장은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엔론사의 관계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작년 초 마련한 에너지 관련정책 부문에 케네드 레이 엔론사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점에 주목하고 진상 조사를 위해서는 어디든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회사의 내부 문건을 인용해 엔론사의 최고 경영진이 대(對) 정치권 로비 관계 구축 등에 간여했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은 엔론사가 마련한 내부 지침에 따르면 제프 스킬링 전임 사장과 다른 2명의 회사 중역이 로비와 관련된 일체의 거래내용을 승인하게 돼 있다고 지적하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엔론사는 약 5억달러의 채무를 누락시켜 이익을 부풀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때 매출 실적 기준 미국 7위에 올랐던 엔론사의 주식은 1년 전만 해도 주당 90달러선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12월 들어서는 1달러선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급락해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안겨줬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