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아사히신문 여론조사]韓-日 심리적거리 멀어져

  • 입력 2001년 12월 24일 17시 58분


지난해까지 꾸준히 좁혀졌던 한국인과 일본인간의 심리적 거리가 올해 들어 다시 벌어졌다.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로 양국 관계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 즉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는 한일관계에 매우 중요하지만 이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한국인들의 현재 정서다.

이 같은 결과는 동아일보와 일본 아사히신문이 11월 한국 일본 미국 중국 등 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나온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은 57%가 일본이 ‘싫다’고 답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5%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에는 39%가 ‘잘 돼 가고 있다’고 평가한 한일관계도 올해는 14%만이 그렇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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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기본적으로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와 얽혀 있다. 과거사 문제가 한일관계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국인이 90%에 이르고 이렇게 중요한 과거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국민이 18%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일본인들도 역사 인식 즉, 과거사 문제가 한일관계에 중요하다는 데 67%가 동의하고 있지만 이러한 과거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가 44%로 높은 점은 양국 국민의 생각이 서로 다름을 반영하는 결과로 보인다.

자기 나라 역사에서 나빴던 점이나 잘못된 점을 다음 세대에 교육하는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나 일본에서 모두 80% 이상이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이것이 어려운 일인가에 대해서는 한국인의 42%가 ‘어려운 일’이라고 답한 반면 58%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고 응답했고, 일본인은 ‘어려운 일’45%,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49%로 의견이 엇갈렸다.

일본의 역사 인식 문제로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된 중국의 경우도 한국과 매우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일관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많고(62%) 과거사 문제가 중일관계에 중요하다는 생각도 마찬가지이며(87%) 역사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일본과 중국간의 과거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한일간의 과거사 문제와는 내용이 다르기 때문인지 낙관 52%, 비관 47%로 한국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나선미전문위원>sunny6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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