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일본관계 더 얼어붙을듯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7시 49분


이것이 怪선박
이것이 怪선박
22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의 추격을 받다가 침몰한 괴선박은 북한 공작선일 가능성이 높아 북한과 일본간의 관계는 더욱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북-일관계는 최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91년에 시작된 북-일 수교교섭은 92년 중단된 뒤 지난해 재개됐다. 그러나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를 먼저 해결하라는 일본측과 “그런 일은 없으며 일본이 먼저 과거사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라”는 북한측의 주장이 맞서 지난해 11월 또다시 중단된 지 1년여가 지났다. 이후 물밑 교섭조차도 없다.

그런 북-일관계에 최근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경찰은 지난달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불법으로 총련계 신용조합의 돈을 빼돌려 쓴 혐의를 잡고 총련 중앙본부를 압수수색했다.

북한은 이를 ‘민족탄압’이라며 강력히 비판하면서 최근 일본 정부와 약속한 ‘일본인 행방불명자(납치자)의 소재파악조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를 비롯해 일본 정계는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괴선박 침범사건은 북한에 대한 일본 정부나 국민의 부정적 시각을 더 깊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우선 북한측에 대한 쌀지원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기아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세계식량계획(WFP) 등은 일본측에도 쌀 지원을 요청해 놓고 있다.

또 파산한 총련계 신용조합들이 합병해 ‘하나은행’이라는 새로운 금융기관을 만들려는 계획도 실현이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 정계는 총련계 신용조합에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데 반대하고 있어서 이번 사건은 좋은 빌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로서는 북-일관계 개선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에 급격한 변화가 없는 한 북한을 무시하는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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