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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8일 18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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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의 아담 포젠 선임연구원은 최근 '일본경제 성장회복'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IMF(국제통화기금)도 18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일본경제가 내년에 마이너스 1.0%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IMF의 두달전 전망(0.2% 성장)보다 크게 악화된 것으로 일본이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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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떨어뜨리고 재정에서 돈도 풀어봤지만 결국 경기부양에 실패한 일본 정부의 처지에서 평가절하는 동원가능한 마지막 정책수단 인 셈.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최근 엔화 약세는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해 엔저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일본 경제가 침체행진을 계속하고, 나아가 일본의 금융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은 일본은 물론 세계경제를 위해서 매우 불행한 일. 이 경우 한국 경제도 직격탄을 맞는다. 따라서 우리로서는 엔화절하를 통해서라도 일본 경제가 활력을 되찾기를 기대해야 할 처지.
엔화가치 하락은 크게 두가지 효과가 있다. 하나는 수출증가이고 다른 하나는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다. 인플레로 일본의 내수가 늘어나고 수출도 증가하면 총수요가 증가해 일본경제의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일본 경제가 회복되면 아시아는 물론 세계 경제회복에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 미국이 4000억달러를 넘는 엄청난 경상수지 적자에도 불구하고 엔화약세를 용인하고 있는 것도 이런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
문제는 엔저는 수출경쟁력과 관련해 인근국에 부담을 떠넘기는 정책이어서 절하수준이 과도할 경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도 함께 통화가치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 황영기(黃永基) 삼성증권 사장은 "엔-달러환율이 오르면 원-달러환율도 상승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이탈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중국마저 엔저 부담을 견디다 못해 위엔화의 평가절하로까지 비화되는 경우. 이렇게 되면 세계경제의 불안요인이 되는 것은 물론 동아시아의 동반 몰락을 부를 수도 있다.
진영욱(陳永郁) 한화증권 사장도 "97년 아시아 국가들이 외환위기를 겪은 원인(遠因)은 95년4월 달러당 79엔을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이 97년 110엔선까지 상승하면서 아시아 국가의 경상적자가 늘어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된 것"이라며 "엔-달러 환율이 140엔 이상으로 상승하면 문제가 심각할 것 이라고"우려했다.
반면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발 위기'가 기우(杞憂)로 끝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서강대 조윤제(趙潤濟) 국제대학원 교수는 "일본경제의 펀더멘털로 볼 때 엔-달러환율은 140엔 이상 상승할 수도 있으나 4000억달러 이상의 무역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이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