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후 단계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해 미 행정부가 내릴 결정들이 미국의 향후 세계정책을 좌우할 것”이라며 “‘새로운 미(美) 제국(A new American empire)’이 어떤 제국이 되어야 하느냐를 놓고 다툼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 같은 갈등의 한쪽에는 럼즈펠드 장관과 폴 울포위츠 부장관을 중심으로 한 국방부가 있다. 이들은 힘으로 세계를 끌고 가는 것을 미국의 사명으로 여긴다. 여기서 말하는 ‘힘’은 군사적 성공, 그리고 동맹국의 반대의견이나 조약 등에 구애받지 않는 확실한 태도에서 나온다는 것. 따라서 이들은 테러 등 국제문제에 대응할 때 군사력 과시를 통한 강력한 개입, 최후통첩 등의 방식을 택한다.
이들의 타깃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헤즈볼라, 자살공격을 자행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조직 등이며 더 나아가 북한, 소말리아, 예멘, 수단, 리비아 등도 언제든 타깃 리스트에 올라갈 수 있다.
이에 반대되는 진영은 파월 장관이 이끄는 국무부를 중심으로 하는 세력이다. 이들에게 있어 미국의 역할은 큰 도량으로 세계를 끌고 가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외교력과 국제적 공조를 중시하며 실용적이다.
이들은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에서 미국이 동맹국들로부터 위임받은 군사적 역할은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파괴에 국한돼 있다고 믿고 있으며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후에 이뤄내야 할 가장 중요한 목표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긴장 완화에 두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힘’을 놓고 빚어지는 이처럼 매우 중요한 긴장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잘못 이해할 경우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의 성과를 까먹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