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장쩌민 첫 정상회담

  • 입력 2001년 10월 19일 23시 50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은 19일 첫 정상회담을 갖고 국제적인 테러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이날 상하이(上海)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직전 2시간 동안 만나 미국 주도의 대(對)테러 전쟁과 양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부시 대통령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국제적인 테러에 따른 위협의 중대성에 대해 이해를 함께 했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만약 테러와의 싸움에 협력한다면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 주석도 “중국은 미국측과 건설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전개하기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화답했다.

장 주석은 “미중 관계와 대 테러, 세계 평화와 안정 수호 등 다수의 중요 현안들에 대해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테러 관련 정보 수집과 테러 조직의 자금줄 차단 등에 대해서도 공조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장 주석은 미국의 대 테러전과 관련해 “미국의 대 테러 노력은 명확히 한정된 목표를 정확히 가격해야 하며 무고한 살상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를 유보했다. 장 주석은 또 “테러 대응에는 유엔이 전면적인 역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도 “테러와의 전쟁이 소수를 박해하는 데 대한 빌미가 돼서는 안될 것”이라며 중국의 인권 문제를 완곡하게 거론했다. 그는 APEC 정상회의 참가를 거부한 대만과 중국의 관계도 언급하며 “중국은 지역의 안정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장 주석은 “대만 문제에 관한 한 지금까지 적절히 처리되고 있으며 향후 양안(兩岸)에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응수했다.이날 두 정상의 회담에는 미국쪽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클라크 랜트 주중 대사가 배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2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홍성철기자·외신종합연합>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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