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탄저균 유포자 100만달러 현상수배…‘백색테러’진정 부심

  • 입력 2001년 10월 19일 18시 40분


미국CBS방송의 앵커 댄래더
미국CBS방송의 앵커 댄래더
탄저병 확산에 따른 공포와 불안이 미국 전역을 엄습하고 있는 가운데 미 정부와 언론 등은 동요하는 민심을 진정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의 움직임〓테러에 대한 유관부처의 대책을 조율하기 위해 신설된 조국안보국의 톰 리지 안보국장은 18일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에게 정부를 믿고 불안을 떨쳐버릴 것을 호소했다.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 로버트 뮬러 연방수사국(FBI) 국장 등이 배석한 회견에서 리지 국장은 “탄저균 감염 검사를 받은 사람은 수천명이지만 실제 감염자는 몇 명에 불과하며 탄저병 치료제도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FBI는 이날 탄저균 유포자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사람에게 100만달러의 보상금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존 포터 우정국장은 수상한 우편물 처리 요령에 관한 안내엽서를 1주일 안에 모든 가정에 발송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탄저균 유포자에게는 최고 무기징역을, 가짜 탄저균으로 모방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에게는 최고 징역 5년형을 구형하는 등 탄저병 파문에 강력히 대처하기로 했다. FBI에는 최근 3300여건의 탄저병 신고가 접수됐으나 이들 대부분은 허위로 판명됐다.

▽언론과 민간의 움직임〓CBS방송의 앵커 댄 래더는 18일 자신의 조수가 탄저균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문제는 탄저균이 아니라 이에 대한 두려움”이라며 “탄저균을 확산시키는 측의 심리전에 휘말려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월가의 투자회사들은 경제분석가들에게 테러 사태에 따른 부정적인 경제전망을 내놓지 않도록 촉구하고 증권 투자자들에게도 가급적 단기매매를 삼갈 것을 권유하는 등 증시 정상화를 위해 부심하고 있다.

▽여론의 질타받는 의회〓톰 대슐 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의 사무실 직원 등이 무더기로 탄저균에 노출되면서 의사당의 안전진단을 명분으로 17일부터 5일간 휴회를 결정한 하원이 언론으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다.

뉴욕타임스지는 18일 해설기사에서 “탄저병은 전염이 되지 않으나 불안은 전염된다”며 의회가 갈팡질팡하는 것을 비판했다. 뉴욕포스트지는 1면에 ‘겁쟁이들’이라는 제목을 커다랗게 뽑았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